우리 집의 엥겔지수는 엄청 높은 편이다.
외식을 자주 안 하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먹는 편인데도 엥겔지수가
높은 것은 김서방(남편)의 인생철학 중에 하나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먹는 것'
이라는 신념 때문일 것이다.
유독 음식에 관심이 많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은 모두 먹어봐야 하고,
식재료는 크고 신선한 것, 양은 많이를 외쳐대니 엥겔지수가 높아질 수밖에~ㅠㅠ.
지난주 토요일 오후에는 우리 집에 장어 택배가 도착했다.
남편이 금요일 오전에 장어 생각이 나서 삼천포로 5kg을 주문했다나~ㅠㅠ
단단히 밀봉되어 온 스티로폼 상자를 언박싱하여 맨 위에 얼음 자루를
들어내니 깔끔하게 손질된 바닷장어가 들어 있었다.
반을 접어 포장한 바닷장어~
다시 아래에는 장어의 머리와 뼈가 들어있는 봉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얼음이 가득 들은 비닐봉지가 채워져 있었다.
장어의 머리와 뼈는 푹 삶아서 믹서에 갈아 장어탕을 끓이면 몸보신에
그만한 것이 없다. 다만 끓이는 과정이 번거로울 뿐 ㅎㅎ
바닷장어는 모두 14마리였다.
바닷장어 5kg을 배를 갈라 뼈와 내장을 정리하여 분리하면 장어는 3.5kg 정도,
머리와 뼈는 1.5kg 정도가 된다.
이 많은 바닷장어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애벌구이를 해놓기로 하였다.
애벌구이를 해놓고 먹을 때 소금을 뿌리거나 장어 양념을 발라서 자이글에
살짝 굽기만 해도 손쉽게 먹을 수 있다.
김서방과 둘이 도와가면서 굽기로~.
우리 집에 가장 큰 프라이 팬을 꺼내 달구었다.
기다란 장어를 1/2로 잘라 껍질 부분이 있는 곳을 아래로 하여 팬에 넣었다.
손질한 장어는 팬에 넣을 경우 익으면서 도르르 말리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등부분을 먼저 굽고, 어느 정도 익으면 뒤집은 다음에 뒤집개로 꾹 눌러주어야
덜 말리게 되는 것이다.
날씨는 더운데 둘이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장장 한 시간 동안 구워댔다.
작은 김치통으로 하나 가득, 뚜껑이 안 닫힐 정도였다.
이 맛있는 장어를 어찌 내일로 미룰 수 있는가??
그건 고문이다.
근처에 사는 아들 내외들을 불러 모았다.
토요일 저녁에 바닷장어 양념구이와 특등급 한우로 배가 부르도록 먹었다.
느끼한 민물장어보다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남해안 바닷장어 구이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잘 먹는 아들들과 며느리들을 보니 절로 즐거워졌다.ㅎㅎ
그러고 보니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기는 한 것 같다.
남은 장어의 양을 보니 1/2로 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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