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교차가 무척이나 심한 주였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하고, 한낮으로는 30도가 넘어가는 날씨가 계속되어 사람을
지치고 늘어지게 하였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지쳐서 퇴근하는 남편과 아들에게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궁리하다가 퍼뜩 떠오르는 생각~
'날도 더운데 시원한 콩국수나 해서 시원하게 먹을까?'
생각이 들자마자 남편과 아들에게 카톡을 보내니
두 양반 다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대두를 불려서 갈아서 콩국수를 만들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더위에 집에서 살림하면서 재택근무로 경제에 도움을 주는 나도 조금은 편해야지ㅎ
우리 집 앞 율전동 주택가에 20년 동안 손두부집을 운영하는 자그마한 가게가 있다.
거의 20년을 한결같이 두부를 해서 파는, 두부와 함께 세월을 보내는 남자 사장님이 있다.
국산콩과 중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서 팔고 있고, 여름에는 콩물도 같이 만들어서
팔고 있다.
그 집에서 사는 두부로 된장찌개, 새우젓 두부찌개, 두부부침 등을 만들어서 먹고 있는데
마트에서 사는 두부보다는 당근 맛이 뛰어나다.
그 손두부집에 가서 콩물 한 병을 사서 가지고 왔다. 셋이 먹을 거니까 큰 병으로 샀는데
양이 많아서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작은 병으로 사면 부족할 것 같았다.
남으면 음료수처럼 시원하게 마시면 되지 뭐~.
콩물에 살얼음이 송송이 얼어 있었다.
국산콩으로 만든 1.9L짜리 한 병에 9,000원이었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풀무원에서 만든 생칼국수(3~4인분)를 한 봉지 사 왔다.
콩국수니까 가는 국수보다는 약간 굵은 칼국수 면발이 적당할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대두를 불려서, 갈아서, 체에 내려서 만들었을 콩국수를 정말로 쉽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칼국수도 밀가루 반죽을 만들고, 밀대로 밀어서 넓게 펴고,
돌돌 말아 칼로 썰었던 시간 넘어 저편의 기억들~ㅠㅠ
지금은 너무나도 간단한 방법으로 준비하는 재료들 ㅎㅎ
시원. 고소한 콩국수 만들기
재료:
콩국물 1.9L 1병, 풀무원 생칼국수 1 봉지
소금, 참기름, 통깨
1. 냄비에 물을 끓인 후 풀무원 생칼국수를 넣어 6분 정도 삶아낸다.
2. 삶은 칼국수를 찬물에 헹구어서 체에 밭쳐놓는다.
3. 물이 빠진 칼국수를 손에 돌돌 말아서 대접에 모양 있게 담는다.
4. 칼국수가 담긴 대접의 가장자리에 콩물을 조심스럽게 붓는다.
5. 국수 봉우리에 참기름 한 방울과 통깨를 뿌려서 모양을 낸다.
계란 반쪽과 오이를 채를 썰어 올리면 영양도 보완되고 오이의 상큼한 맛이
콩국수 맛을 더 살려준다.
우선 소금부터 한수저 섞은 다음 젓가락으로 국수를 휘휘 돌려서 소금을 녹이고
수저를 들어 콩물을 떠서 먹으니 콩물의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두부집 사장님의 콩물에 2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듯~
연거푸 3번을 떠서 먹은 다음 칼국수를 한 젓가락 들어서 먹으니,
면발이 입안에 가득하고 쫄깃한 것이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칼국수 건더기와 콩국물을 모두 비우고 나니 배가 풍성해진다.
1년 만에 여름을 맞이하여 처음으로 만들어 먹어보는 시원. 고소한 콩국수~
앞으로 3개월 동안 열심히 만들어 먹을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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