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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알타리 무로 '총각김치'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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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6월 하순, 오늘 월요일의 기온이 한여름 저리 가라는 듯이 아주 후덥지근하였다.

총각무 다듬어서 총각김치를 담고 나니 등허리에 땀이 흘러내리고 있다.

오전 운동 후에 한 샤워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아아~그냥 사서 먹을걸 이 더위에 무슨 고생이람~ㅠㅠ

 

오전 10시 30분에 동사무소에 가서 여러 가지 서류를 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3주 전에

오픈한 농민 마트에 들렸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간다는 말이다.ㅎㅎ

 

사실은 집에 들어갔다가 또 나오기 싫어서 들린 것이다.

이왕에 집 밖으로 나온 김에 필요한 것이 특별하게 없더라도 마트에 들리게 되면 먹을

먹거리들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사실 과일이 떨어져서 들렸던 것인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신선한 참외 한 봉지와 만두를 담은 후에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예쁘게 생긴 총각무가 

눈에 들어왔다. 크지도 않은 것이, 한 번에 딱 베어 물기 적당한 것이, 총각김치를 담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근데 알타리 무는 다듬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1분 정도 생각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비닐봉지를 뜯어서 3단을 담고, 쪽파 한 단을 사서

양쪽 손에 들고 끙끙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5분 정도 걸었는데 바로 땀이 줄줄~

 

총각무로 총각김치 담그기

 

재료

총각무 3단, 쪽파 한 단(소), 다진 마늘,

새우젓, 멸치액젓, 찹쌀죽, 설탕, 고춧가루,

굵은소금, 통깨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총각무 다듬기 시작~

신문지를 넓게 펴고 그위에 알타리 3단과 쪽파 한 단을 쏟아놓았다.

쪽파를 먼저 다듬기 시작했다.

쪽파의 뿌리를 모두 자른 후에 겉의 이파리를 벗겨내었다.

껍질을 깐 쪽파는 바로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쟁반에 받쳐 놓는다.

그리고 알타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알타리를 들고 바깥 부분의 세어버린 이파리들을 떼어내고 두세 개의 이파리만 남겼다.

그리고 이파리와 무가 만나는 머리 부분의 지저분한 부위를 긁어내고 뿌리를 자른 다음

무의 겉 표면을 살살 긁어냈다.

이렇게 세단을 빠른 속도로 다듬어 나갔다.

빨리 하지 않으면 먼저 다듬은 총각무가 말라서 잘 씻겨지지 않게 된다.

30분 만에 3단을 모두 다듬었다.

물에 한번 씻은 다음에 굵은소금을 뿌려 절여 놓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한번 뒤집어서 골고루 절여지게 한다.

 

알타리가 절여지는 동안 찹쌀 한 컵을 씻어서 물 5컵을 넣고 약한 불로 뭉근히 끓여서

찹쌀죽을 만들어 놓았다. 찹쌀가루로 하면 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찾아보니

찹쌀가루가 없었다.

찹쌀로 죽을 끓여서 하면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것이 더 맛있게 담가진다.

30분 정도 약불에 끓이면 저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찹쌀죽이 완성이 된다.

뚜껑을 열어서 식혀둔다.

그리고 뒤집은 후 30분 정도 지난 알타리무를 깨끗이 씻어서 소쿠리에 바쳐 놓아 물기를 빼낸다.

총각김치를 담글 전처리를 모두 끝냈다 .

이제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커다란 스텐 대야에 식힌 찹쌀죽과 쪽파, 다진 마늘 5 수저, 멸치액젓 한 컵(180ml),

새우젓 2 수저, 설탕 3 수저를 한꺼번에 넣고 살살 섞어 놓는다.

 

그리고 물이 빠진 총각무를 넣고 양념과 같이 버무려 주었다. 약간 큰 총각무는 

한입에 들어갈 수 있게 반으로 갈라놓았다.

간을 보니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았다.

만약에 나중에 간을 봤는데 싱겁다면 알타리김치 위에 굵은소금을 약간 뿌려주면 된다.

짜게 담는 것보다는 싱겁게 담는 것이 더 쉽게 고칠 수 있다.

싱거우면 소금만 더 넣으면 되지만 짜게 담가지면 고치기가 곤란해진다. ㅠㅠ

김치통에 담아보니 알타리 3단이래야 한통이 채 안 되는 양이다.

작은 통에 담아서 작은 아들네 갖다 주고, 신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 가족의 특성상

바로 오늘 저녁부터 꺼내어 먹어야겠다.

 

그동안 먹고 싶은 김치를 조금씩 사다 먹었는데 오늘의 땀 흘린 수고로 한동안은 

맛있는 알타리 총각김치로 우리 세 식구의 식탁을 여유 있게 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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