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를 좋아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많이 접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종갓집의 종부였던 친정엄마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제사를 지내셨다.
1년 365일 중에 친정 엄마 기준으로 시부모부터 증조, 고조할아버지 제사에, 시제에,
명절 제사에, 한식까지 지내다 보면 한 달에 일주일은 제사 흥정을 해오셨던 것이다.
어릴 때라 친정엄마의 힘듬을 알지 못하고, 맛있는 음식이 생기는 것만 좋아했던
우리 어린 남매들이었다.
제사상의 음식은 다양하지만 예로부터 조기는 빠지지 않고 꼭 올라갔다.
조기를 제사상에 올리는 이유는 예전부터 생선의 으뜸으로 생각되어 왔고,
조상님들에게 후손들 잘되게 밀어달라고 비는 뜻이 있다고 한다.
비싸기도 하였지만 어른들이 좋아하는 조기인지라 대가족이 사는 우리 집에서는
어린 우리에게까지는 차례가 오지 않았다.
물론 어린 시절에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메뉴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주 접하다 보니
다른 생선들에 비해 친숙한 생선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보니 조기의 맛에 입맛이 끌린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도 덜하고 맛도 담백하여 찜과 구이. 매운탕으로 다양하게
변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명절이 아닌 평상시에 자주 조기를 사서 먹는 편이다.
조기도 사지만 가끔 조기 비슷한 부세도 사는 편이다.
이번에도 설날 즈음에서 시장을 보다가 생조기가 싱싱하기에 3마리 구입했다.
참조기가 아닌 그의 사촌 부세였다.
아직도 참조기인지, 부세인지가 구별이 안 되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 맛은 비슷...
부세는 몸이 전반적으로 통통하고 크다.
앗, 맞다. 부세는 머리에 다이아몬드가 없다.
크기는 나의 손바닥만 하였다.
그동안은 간수를 뺀 5년 된 소금을 뿌려서 냉장실에 24시간 보관했었다.
이번에는 옆집 언니의 고견을 받아서 소금물에 절여보기로 했다.
소금물에 절였다가 먹으면 더 맛이 좋다고 하니 이 방법을 써보려고 한다.
생조기 간단하게 염장하기
1. 플라스틱 볼에 물을 받아 계량컵으로 소금 두 컵을 넣고 휘휘 저어 녹인 후 조기를
그 속에 넣어 12시간을 담가 두었다.
2. 다음날 아침 소금물에서 건져내어 꼬리를 붙잡고 머리 방향으로 긁어서 비늘을 제거한다.
3. 꼬리와 지느러미를 제거한다.
내장은 남편이 좋아해서 제거하지 않았다.
4.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 제거 후 베란다에 10시간 정도 바람을 씌우니 겉이 꾸덕꾸덕하게
말랐다.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하였다.
초간단 생조기찜
1. 요리 5시간 전에 냉동실에서 조기를 꺼내서 자연해동시킨다
2. 찬물에 헹구고 등에 칼집을 내어 양념이 밸 수 있게 한다.
3. 프라이팬에 계량컵으로 물 한 컵을 넣고 조기를 나란히 올려놓는다.
4. 조기의 등에 간 마늘을 골고루 발라주고, 고춧가루와 송송 대파를 솔솔 뿌린다.
5. 불을 켜고 중불에 5분 정도 쪄준다.
6. 다 익으면 초간단 조기찜 완성이다.
보기 좋게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리면 끝~^^
24시간을 절였는데 간은 삼삼했다.
조기는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준다고 해서 조기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 철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제사상에 올리는 모두에게
필요한 생선이면서 친숙한 생선으로 사랑받는 국민생선이 조기인 것이다.
비록 조기의 사촌 부세이지만 조기처럼 생각하고 맛있게 먹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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