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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9월이 오면/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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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9월의 첫날을 맞이하여 윤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을 올려보았다.

입추가 지난지도 거의 한 달이 다되어가고 있는 지금,

끈적거리던 습기도, 후덥지근함도 가을 태풍 때문인지 어디론가 가버리고

여름날 동안 멀리하던 이불을 가까이 잡아당기는 것은 누구도 시간이 

흐름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집 밖으로 나가 9월을 격하게 맞이하고 싶다.

시인의 말대로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부비며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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