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늦게 퇴근한 아들이
들고 온 떡을 아침에서야 발견하고
"아자, 엄마가 좋아하는 흑임자 인절미군"
하면서 어디서 가져온 것이냐고 물어
보았더니 서울 압구정의 유명한 떡집에서
사 온 거라고 하였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맛을 보기에는
충분하였으며 특히 흑임자 인절미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흑임자가 어찌나
많이 묻혀 있는지 떡의 윤곽이
보이지 않았다.
흑임자의 뒤쪽을 보니 "압구정 공주떡집"
의 상호가 떡하니 보였다.
'압구정 사는 공주가 먹는 떡이야?! ㅎ'
'공주가 고향인 사장이 만든 떡이야?! ㅎ'
유명세를 탔든 안 탔든 떡, 빵을 좋아하는
나는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그래도 유명세의 떡집에 대한 기대,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유명세 떡집의 떡을 먹어보자'
하면서 모두 출근한 후에 커피 한잔과 떡을
잘라서 접시에 담고 여유 있게 식탁에 앉았다.
흑임자 인절미와 영양떡이 2가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말랑말랑하니
먹기에 아주 적당하였다.
우선은 초록색의 영양떡부터 먹어보았다.
밤과 호두와 잣, 대추가 들어 있었으며
특히 대추의 식감이 살아 있었다.
뭉그러지지 않았고 쫄깃쫄깃 씹는
식감이 좋았으며 대추 냄새와 함께
쑥 냄새도 좋았다.
그다음은 흰색 영양떡의 맛을 보았다.
흑임자 인절미부터 먹고 싶었지만
그러면 다른 떡의 맛을 잘 느낄 수가 없다.
흑임자의 고소함으로 인해 다른 떡의
맛이 상쇄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밤과 강낭콩, 검정콩, 팥 등이
들어있었는데 콩의 색이 번지지 않고
깔끔하게 흰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달지 않아서 좋았다.
떡은 엄청 좋아하지만 너무 달면 먹기가
거북하고 질려서 많이 먹을 수가 없다.
그다음 흑임자 인절미~
인절미가 흑임자 고물에 쌓여서
떡살이 보이지 않았다.
한입 먹어보니 고물이 많이 묻어있는 만큼
맛도 엄청 고소했다. 적당한 단맛~
'이 떡집이 떡을 잘하는 군'
만약에 서울에 가게 되면 두텁떡과 송편을
구입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흑임자 인절미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인절미 먹으면 흑임자가 치아 사이에
끼기 때문에
맹구뿐 아니라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보일 수도 있다.ㅎ
예전 친정 엄니가 해주시던 인절미가
생각나게 하는 비주얼이었다.
직접 농사지은 깨와 쌀로 집에서
만들어주시던 인절미~
찹쌀과 깨를 방앗간에서 작업해오면
커다란 포마이카 상을 펼쳐놓고
그 위에 떡고물을 두껍게 뿌렸다.
빻아온 찹쌀 덩어리를 길게 늘어뜨린 후,
접시 모서리로 한입만큼 잘라내어
떡고물 위에 던지면 떡이 마를세라
손을 빠르게 움직여서
고물을 묻혀대었다.
처음 묻힌 떡을 입에 넣으면 따끈하면서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차는 것이
정말 맛있는 추억이었다.
6남매 모두가 좋아해서 행사날만 되면
흑임자. 콩고물 인절미와 영양떡을
해놓고 자식들을 기다리셨다.
서로 많이 가져가려고 눈치를 보지만
큰오빠와 둘째 오빠의 떡 봉지가 항상
더 커 보였다.
돌아가신 엄니와 아부지를 생각나게
하는 흑임자 인절미와 영양떡~
맛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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