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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름다운 봄시/사랑스런 추억/시인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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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하여 남편 아침을 차려주고 아침 6시면 현관앞에 던져놓은 경제신문을 가져다가

열심히 훑어보다가 관심있는 내용이 눈에 들어오면 정독을 한다.

 

전업주부가 신문을 봐서 무엇하리마는 신문마저 안보면 반 숙맥이 되어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살것 같아서 벌써 몇년째 보고있는 중이다.

 

신문을 보다보면 '아는 것이 힘'이 될때도 있고,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속담처럼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게 좋을것 같다 싶을때도 있지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면도 있어서 힘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월요일자 신문에 나오는 '시가있는 아침'에 실리는 시들이 내 취향인 것들이

많아서 찾아보며 읽고 있다.

허연 선임기자가 담당인 듯.

국내외 전통시부터 현대시까지 싣고 있는데 집콕으로 인해 피폐해지고 메마른 마음을

적셔주고 옛추억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중이다. 

어제 월요일자에 올라온 윤동주 시인의

' 사랑스런 추억'이 이 봄에 옛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차마 젊은 날들의 미숙함을 부끄러워하며, 아직 조금은 남아있는 젊음이

오래 남아있기를 기원해보며 올려보았다.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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