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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백수 줌마렐라로 1년 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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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일명 백수 줌마렐라이다.

2018년 8월 22일에 공식적인 백수 아줌마가 된 것이다.

1년 동안 어찌어찌 살아왔는데 시간은 참으로 빨리도 갔다.

생각해보면 한일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보면 나는 아직도 백수이다.

 

세월 따라가고 싶지 않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빠르고 느리고의 느낌의 차이만 있는 것이지 똑같다.

결국은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한 일들을 반추해보고자 한다.

8월 22일부터 실업자이기에 그날 바로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서 실업사실을 신고했다.

처음 방문해보는 곳이라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몰랐지만

기 경험자의 말을 토대로 내가 해야 되는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한 사람들은

무척 많아서 방문한 업무별로

번호표로 발급받아서 부르기만 기다렸다.

생각보다 빨리 호출받아 자리에 앉으니

담당자가 상냥하게 실업사실을 확인하더니 바로

4층으로 올라가 교육을 받으라고 했다.

교육받고 실업인정신청서를 작성하고 구직등록을 했다.

 

직업상담사와 상담을 마치고

내일 배움 카드를 신청하고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가 매우 발전하여 좋은 제도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던 사이에 제도는 변해있었고

세상은 좋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배움 카드제도를 이용했을 텐데 

"에구 아까워라~"

 

여러 가지 설명을 했던 것 같은데

나머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일주일 후에 내일 배움 카드를 발급받고 나서 

집에서 가까운 컴퓨터 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가족들과 방콕 파타야 여행을 다녀왔다.

3개월 전에 9월 5일~9월 9일까지

김서방(남편)의 61세 회갑기념으로

여행 계획을 잡아 놓았었다.

 

한번 지나가버리면 다시 오지 않을 날인데

지나가고 나서 그때 못한 걸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김서방의 몸이 좋지 않음에도 갔다 오자고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겨울 결혼한 며느리까지

동참하여 갔다 온 태국여행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다독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좋은 곳 함께 구경하고, 맛난 음식 함께 먹고

새로운 문화를 함께 접해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일인데,

그것을 가족과 함께 한다는 건 정말로 

새로운 추억을 쌓는 감동적인 일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등록해 놓았던

컴퓨터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9월 10일부터 11월 5일까지~ 약 2개월

앞으로 직업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배워놓아야 

앞으로의 살아갈 날에 도움을 받을 것 같아서였다.

 

 

친구들 2명과 같이 배우는 거라 재미있었고

담당 샘의 유머도 지루하지 않게 한몫을 했다.

한글과 파워포인트, 엑셀을 배웠는데 앞의 둘은 쉬웠는데

엑셀은 좀 어려웠다.

 

담당 샘의 말이 C등급 이상만 맞으면

합격이라고 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응시했는데

아래 한글과 한글 엑셀은 B등급, 제일 재미있었던

파워포인트는 C등급을 받았다.

 

타자가 느리다 보니 시간 안에

타자를 쳐내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실수를 해서 더 완성을 못했었다.

에구야~ㅠㅠ

"그래, C등급이라도 그게 어디야" 하고

욕심을 쓸어내리고 감사하게 생각했다.

 

컴퓨터 학원이 끝난 후에는 그동안

마음속에만 있었던 기타를 배워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두 친구와 함께 배우기로 했다.

 

두 친구는 아이들이 쓰던 기타가 있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나는 기타를 사야 했다.

같이 서울 동대문 쪽 한양성곽을 보러 갔다가

낙원상가에 들려 초보가 쓸 수 있는

입문용 기타를 하나 구입했다.

60세 가까운 아줌마가 기타를 배우겠다고 하니 

기특했는지 아님 안쓰러웠는지 여러 가지를 일러주셨다.

물론 가격도 싸게 준 것 같다.

거금 130,000원~ㅎㅎ

얼마나 기타를 연습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모르는 분야를 새롭게 배운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흥분이 되었다.

 

 

어렵지만 않다면 리듬이라도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1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하여 일주일에 두 번씩

오전에 두 시간을 동사무소 가서 배우는데,

농촌 깡촌에서 자라서 도레미도 모르던 줌마렐라가

기타를 치려니 답답함이 가슴을 쳤다.

 

개방현 음자리 외우고 리듬감을 익히는데 자그마치 한 달 반,

그리고 그리고 리듬 스트로크 익히는데 한 달 반이 지났다.

그렇게 3달이 지나니 스토로크 주법은 조금 치게 됐다.

 

7080 노래 중 쉬운 노래의 리듬을 조금 칠 수 있을 무렵

미래의 직장에 대한 준비를 할 겸 김서방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기 위해 한식. 양식 조리사 학원에 등록했다.

 

 

이미 2월 중에 조리사 필기시험을 응시해서 합격했다.

필기시험을 미리 합격해 놓으면 실기를 편하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나는 무언가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를 보는 거에 욕심도 있는 것 같다~

 

2019년 3월 11일~6월 4일까지 거의 3개월 과정이었다.

한식. 양식조리 공부를 매일 오전에 3시간식 하다 보니

기타와 병행할 수가 없어 기타는 잠시 쉬기로...

대신 집에서 배운 거는 연습하기로 마음먹었다.

 

원래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도 없고 피곤해서 대충대충

먹다 보니 김서방의 불만이 제법 있었다.

김서방이 좋은 음식을 먹어서 건강을 되찾게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

 

한식과정이 좀 길었지만 집에서 많이 해봤기에

큰 어려움 없이 잘 배워나갔다.

한식 만료하는 날 인천으로 한식 시험을 보러 갔다.

시험은 돼지갈비찜과 무숙 장아찌가 나왔는데

무난하게 요리를 해서 제출하고 나왔다.

학원에서 완성한 요리 사진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왔다.

점수는 높지 않았지만 합격이었다.

 

그다음 날부터 양식을 배우는데 많이

접해본 음식 아니라서 어렵게 느껴졌다.

음식의 이름부터도 생소하였고 양식의 소스나

향신료 이름도 처음 들어봐서 어렵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한식 메뉴의 1/2 밖에 안돼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양식도 마지막 수업 다음날 인천에서 실기를 응시했다.

시험은 두 번째이지만 양식의 이름 때문에

계속 조리책을 보고 있었는데

 

이번 양식 문제는 크림 스파게티와 포테이토 샐러드였다.

앗! 다행으로 시험 보기 전까지 보고 있었던 문제였다.

차분하게 재료 전처리 다하고

감자부터 예쁘게 썰어서 익히고,

스파게티 삶아서 올리오 일에 버무려 놓았다.

 

심사위원들이 끊임없이 지나다니며 체크하고 메모하였다.

그 속에서 두 가지 요리를 마무리해서

마감 15분 전에 제출하고 나왔다.

이 사진은 학원에서 완성된 요리를 찍은 사진이다.

시험장에서는 촬영은 할 수 없다.

 

누구든 시험을 보고 나면 잘 보든 못 보든

마음은 후련한 법~

결과는 일주일 후에 발표하는데

나를 위로 삼아 " 떨어지면 다음에 또 봐야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합격했다.

자격증이 2개가 추가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바랬던 한 가지, 김서방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겠다는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학원에서 배우는 요리들이 김서방의

입맛에 안 맞았기 때문이었다.

100여 가지 요리 중에서 

그나마 좋아했던 음식은 콩나물밥,

비빔밥, 국수장국 정도였다.

아마 참기름과 설탕이 많이 들어가고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다 보니

그동안 먹던 음식 스타일과 너무 달랐던 것.

앞으로 응용해서 해주어야 할 듯~

 

이렇게 2018년 9월부터 2019년 6월 초까지

10개월동안 나는 바쁘게 살았다.

무엇인가 배워한다는 강박관념과

배우는 즐거움과 여행을 통하여 

크게 지루하지 않게 달려온 10개월이었다.

 

남은 6월~8월의 히스토리는 내일 올리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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