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고향 예산에서 6남매 형제가 모두 모였다.
여러 가지 처리할 서류들도 있었고, 마무리할 일들도 있어서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모두 모인 것이다. 형제들이 한 곳에 모여사는 것이 아니기에 다 함께 모인다는 것은
집안에 큰 행사가 있거나 형제 계모임이 있을 때 외에는 정말 어렵다.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에 흩어져 살기 때문이다.
수도권 한 팀, 충청도권 한 팀, 이렇게 팀끼리 모여 한차로 예산을 향해 출발했다.
수도권은 일찍 출발한 탓에 안전하고 여유 있게 달려갔다. 행담도에서 쉬려고 했었는데
깜박하고 그냥 지나쳐버렸지 뭔가~!!!
예산휴게소에 들러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딸기스무디, 바닐라 브라우니로 아침의 공복을
메워가며 신양에 도착했다.
신양농협에서 관련된 일을 모두 마치고 우리형제가 나고 자란 고향마을 고향집을
향해서 달려갔다. 가는 길에 사촌 오라버니도 만나고, 우리의 땅을 돌아보며 감회에 젖었다.
지금은 집안 오빠와 당숙들이 대신 농사를 짓고 있는데 논과 밭마다 풀하 나 없이
푸르른 초록색을 자랑하며 곡식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아 이제는 폐가가 되어버린 고향집을 다시 짓기위해 터를 다지는 기초공사
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대지를 판판하게 다지는 공사를 끝내고 폐가로 변해버린 집을
곧 철거할 예정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우리의 집으로 들어가니 10년 전 부보님의 흔적과 우리 6남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에는 부모님이 안 계시는 상황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는데, 두 분 모두 돌아가시고
이제 우리가 그 부모님의 나이 즈음에 와 있는 것이다.
인생무상이다~~
후회막급~ㅠㅠ
집에서 나와 아버지와 어머나가 쉬시고 계시는 선산으로 올라갔다. 비탈진 곳 외에는 잔디도
잘 자라 있었고 엄니 아부지 합장한 산소 옆에 노란 황화가 활짝 피어 있었다.
살아생전 꽃을 좋아하셨는데 산소 주변의 황화가 엄니.아부지와 함께 있는 듯하다.
주변을 돌아보면서 여기저기에 나있는 개망촛대를 뽑아내었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상석에 평소 좋아하시던 바나나우유와 커피를 올리고 이배를 올리면서
그동안 자주 오지 못한 것을 사죄드리며 문안인사를 올렸다. 당신들도 오래간만에 아들딸을
모두 보셔서 반가우셨을 것이다.
부모님을 만나 뵙고 내려오는데 들어오는 길에 만났던 사촌 오라버니가 쫓아와서
애플수박을 가져가라고 난리이시다. 우리가 그냥 가버릴까봐 쫓아오신 것이다.
애써 농사지은 수박을 팔아서 돈을 만들어야지 우리에게 왜 주냐고 하였지만
형제들과 나눠먹어야 된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수박하우스로 우리를 끌고 갔다.
나는 처음 가보는 수박 농원이었다. 예전에는 커다란 일반 수박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지금은 1인 가족, 2인 가족이 많다 보니 수박 크기도 작아졌다. 이름이 애플 수박이ㄷ라고 한다.
사과향이 나는 수박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사과의 크기와 비슷해서 애플수박이었다.ㅎㅎ
수박하우스는 3개의 동이 나란히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사과 크기만 한 수박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자그마한 것이 꼭 사과 크기만 한 것이 잡으면 손안에 들어왔다.
혼자 먹기에 딱 알맞은 크기였다. 어찌 보면 너무 작아서 수박농사에 실패한 작품 같기도 하였다.ㅎㅎ
수박 한 통을 빠개어 한쪽씩 주는데 맛을 보니 큰 수박처럼 달지는 않았지만 시원하니 맛있었다.
비닐봉지에 5개씩 넣어서 한 봉지씩 주는데 사촌 오라버니의 마음을 알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차에 실으니 트렁크가 순식간에 애플수박으로 꽉 차 버렸다.
집에 돌아온 후에 찍은 사진이다.
두 개는 사과처럼 깎아서 이틀 동안 먹었고 , 남아있는 세 개만 사진에 넣었다. 수박이 작아서
냉장고에 5개 정도는 무리 없이 넣을 수 있다. 아마 10개도 그냥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작은 수박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애플수박을 싣고 예산의 유명한 음식인 소머리국밥과 수육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예산 5일장 장터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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