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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을의 상징 '알밤(생율/찐밤) 맛보기',공포의 밤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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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대책으로 올 추석엔 청주 형님댁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 준비를 하여 추석 전날에 우리의 가족들이 모여서 작은 아들 생일 겸 명절

식사를 하였다.

 

7개월 된 손주를 안고 들어오는 며늘 쥬니의 손에 작은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시골에 사는 친구가 보내준 햇밤이라고 시부모님께 맛을 보이려고 가져왔다고 하였다.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밤 구경을 하지 못했다.

어쩌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다 보면 율전동 밤밤 공원의 밤나무에 밤송이가 갈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작년에 수원 의왕 접경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이 조림한 밤나무 조림지에 가서

2~3말의 밤을 주워왔던 기억으로 한 번만 가보자고 김서방(남편)에게 말했으나

본인의 건강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하여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쥬니가 가져온 밤의 양은 약 두 되 정도였다.

반은 씻어서 냄비에 담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 반은 생밤으로 남겨 두었다.

밤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

특히 찐 밤보다는 생알밤을 좋아하여 그대로 껍질을 까서 주면 주는 대로 다 먹어버린다.

껍질을 까는 엄마는 중노동이지만 까준 알밤을 먹는 김서방(남편)과 아들은 즐거운 행복이다.

 

생밤의 겉껍질을 까고, 속껍질을 까지 까려면 손깨나 아파오게 된다.

더구나 산밤이라 크기가 크지 않아서 더욱 까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끔찍한 것은 산밤에는 밤벌레가 아주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몇 개는 밤벌레가 없어서 다행이다 하면서 껍질을 깠는데 좀 있으니

2개 중에 하나에는 밤벌레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밤벌레를 다치지 않게 까려 해도 어느 사이엔가 칼이 밤벌레의 머리와 꼬리와 허리를 

잘라내고 있었다.

으악~

 

수북이 쌓인 껍질 옆에는 통통한 밥벌레가 뒹굴거리고 있었다.

 

김서방과 아들에게 한 접시씩 까서 갖다 주고 나머지 남아있는 밤은 껍질과 함께

신문지에 꼭꼭 싸서 종량제 봉지에 넣어서 갖다 버렸다.

그러고 보니 나는 생율 한 개를 맛보지 못했네그려~ㅎㅎ

이번엔 찐 밤 까기에 도전하였다.

생밤과 찐 밤의 차이는 모두 알 것이다.

생밤은 오독오독 고소하고,

찐 밤은 부드럽고 달고~

생밤은 밤벌레가 살아있고,

찐 밤은 죽어있고~ 으윽

 

그래도 벌레가 죽었기에 조금 덜 불안하였다.

살짝 껍질을 까보고 벌레가 있을 것 같으면 버리고, 밤 속이 노랗고 맛있어 보이면 계속 까고~

그 힘든 작업을 한 시간 동안 하였다.

찐 밤도 한 접시 만들어서 두 사람에게 갖다 주니 맛있다고 잘 먹는다.ㅠㅠ

나도 작업을 마무리하고 커피 한잔과 함께 찐 밤의 맛을 보았다.

그래~!!

이렇게 해서 2020년도 가을 햇밤을 맛보았다.

오독오독하면서도 고소한 생율, 부드러우면서도 단맛이 가득한 찐 밤~

 

하지만 공포가 있는 밤 까기~

올해의 가을은 이렇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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