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어언 34년이 되었다.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이 살아생전에는 구정과 추석에는 항상 시골 고향에 가서 명절을
보냈다. 명절 이틀 전에 시댁에 내려가서 차례 지낼 음식을 만들고 다음날 차례를 지내면
친정을 향해 출발을 했다.
친정에 가서 엄마 아버지 얼굴을 뵙고, 용돈과 선물을 드리고 엄마 해주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다가 다음날 수원으로 상경하곤 하던 30년 세월~
그 시간들이 왜 이리 그리워지는 것일까~
이제는 아무리 불러보아도 대답 없는 양가 부모님들~
이제는 가끔 만나 뵙던 꿈속에서조차도 보이지 않는다.ㅠㅠ
올해 처음으로 시댁인 형님네 집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아주버님이 코로나 19로 위험하니 이번 추석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하였다고 한다.
조금은 섭섭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잘된 것 같기도 하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우리 가족만의 명절을 준비해보기로 하였다.
우리 가족이래 봤자 우리 부부, 큰아들, 작은 아들 내외, 손주 모두 여섯 명이다.
가족수는 적지만 준비할 것은 모두 해야 한다.
처음이기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머릿속이 바빠졌다.
무슨 음식을 해야 할지, 음식 종류별로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김서방과 함께
평촌에 있는 농수산물도매센터로 시장을 보러 갔다.
우리 집에서는 1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다.
명절 전 미리 만들어 놓을 음식들의 여러 가지 야채를 사러 간 것이다.
생각했던 대로 활꽃게와 생새우를 사고 , 쪽파 한 단과 오이, 부추, 과일 등 여러 가지를 샀다.
우선 간장게장, 오이소박이 김치, 쪽파김치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김서방과 함께 꽃게와 새우를 깨끗이 다듬어서 냉동실에 넣었다.
살아있는 꽃게를 냉동실에 얼린 후에 간장게장을 담그면 살이 단단해지고 탄력이
생겨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꽃게 집 사장님의 팁 때문이었다.
김서방(남편)이 꽃게에 부을 간장을 끓이는 동안 나는 쪽파를 열심히 다듬었다.
간장과 설탕과 물을 1:1:1로 붓고, 약간의 식초도 넣어주는 레시피에, 생강과 말린 대파
뿌리, 계피 두 조각을 넣고 팔팔 끓인 후에 식을 때까지 4시간 정도 기다렸다.
4시간 기다리면 꽃게도 냉동이 되어 있을 터~
오이는 칼집을 넣어 굵은소금을 풀은 물에 담가 놓았다.
그리고 밀가루풀을 끓여놓았다.
너무 되지 않게 약간 묽게 끓이면 적당하다.
오이가 절여지는 동안 쪽파와 부추를 깨끗이 씻어서 건져 놓고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부추를 2cm 정도로 썰고, 마늘과 까나리 액젓과 고춧가루, 새우젓 1 수저, 뉴슈가 1 티스푼,
설탕 1 수저를 한꺼번에 넣고 오이소박이 속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만들어서 속을 넣으면
부추 순이 죽지 않아서 오이 속에 넣기가 쉽지 않다.
미리 만들어 놓고 30분 정도 기다리면 오이 속에 넣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
오이소박이를 1등으로 완성~
식은 밀가루 풀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새우젓, 뉴슈가 1 티스푼을 넣고
잘 섞은 다음 쪽파 위에 양념을 끼얹어 놓는다.
양념이 골고루 묻도록 쪽파를 만져준 다음 쪽파 순이 약간 죽을 때까지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김치통에 한번 먹을 만큼씩 방향을 달리해 담아주면 된다.
두 번째 쪽파김치 완성했다.
간장게장은 간장도 식혀야 되고, 꽃게도 한번 얼려야 돼서 기다리는 동안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찬바람이 나니까 국물이 있는 따뜻한 국물라면을 끓이기로 하였다.
삼양식품의 맛있는 라면에 계란 한 개를 탁 깨뜨려서 넣고, 수프는 약간 남기고 끓이니
정말 맛있는 라면이 되었다. 라면이름 한번 정말 잘 지은 듯~^^
설거지를 해서 깔끔하게 싱크대를 치우고 두 시간 동안 휴식~
보이스 트롯을 시청하면서 박세욱 씨와 김다현 양, 조문근의 노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잘해도 너무 잘하는 노래실력~ㅎㅎ
나도 잘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보이스트 롯을 시청하고 나니 간장이 식어 있었다.
김서방(남편)이 김치통에 꽃게와 생새우를 가지런히 넣고 그위에 대파와 청양고추를 올렸다
. 간장물을 붓기 시작했다.
꽃게의 양과 간장의 양이 안성맞춤이었다.
그동안 살림을 해온 것이 건성으로 하지는 않았다는 결과~.
오늘 드디어 추석명절에 먹을 음식 만들기 세 가지를 완료했다.
오이소박이 김치~
쪽파김치~
간장게장과 간장새우~
모두 맛있게 만들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월요일에는 고기류를 준비하고
화요일에는 전과 송편을 준비해봐야겠다.
처음으로 우리 집에서 명절을 준비하는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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