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늘 쥬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정 엄니가 일이 있어서 병원에 갈 수 없으니 시엄니인
내가 병원에 데려다주길 부탁하는 전화였다.
손주 현우가 출생 후 사경 진단을 받아서 산후 조리원에서 퇴원하고나서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아주대학교 병원 사경센터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왔던 것이다.
코로나 19로 병원 진료로 내원한 환자들의 출입이 삼엄한 가운데 열이 많은 아기들의
특성으로 어린 손주는 본의 아니게 코로나 19 의심환자 오해를 받기도 하면서 7개월이
넘도록 초긴장 상태에서 병원을 다니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택하려 하다 보니 진료시간도 8시 30분에서
8시 50분 사이이다.
본래 2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아침 출근시간과 겹쳐지면 1시간 정도 걸리기에
7시 30분에 출발을 하기로 하였다.
며늘 집 앞에 도착하여 며늘 쥬니와 손주를 싣고 출발을 하니 손주는 이미 에미 품 안에서
쌕쌕거리며 자고 있었다.
손주가 깰 세라 조심조심 운전하면서 가는데 다행히 차가 많지 않아 진료시간보다 빠른
8시 10분에 병원에 도착하였다.
병원 중앙현관에 손주와 쥬니를 내려주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에서는 아기와 보호자 한 명 외에는 병원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차에 연료도 넣어야 해서 주유소를 찾아 주유를 하고, 오랫동안 세워놓아서인지 먼지가
겹겹이 쌓인 자동차를 세차하였다. 이러다 보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고 남은 시간은
병원 밖 골목에서 주차를 하고 물리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니 9시 30분 정도에
치료가 끝났다는 문자가 왔다.
쌩하니 달려가 쥬니와 손주를 픽업해서 태우고 안전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며늘 쥬니는 병원에서 바이러스가 묻었을지도 모르는 손주의 옷을 갈아입히고
우유를 한통 먹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조심성이 정말 대단하였다.
아침 일찍 나와서 치료를 마친 며늘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사주고 싶어서 수원 지지대고개에
위치한 이학순 베이커리에 방문했다. 오전 10시면 방문 고객이 거의 없을 시간이라
안심하고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넓은 베이커리에 손님이 우리 포함 3팀이었다.
먹음직스러운 빵 중에서 좋아하는 빵을 픽하고, 바닐라 라테와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맑은 햇빛과 푸른 하늘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모처림 맑은 가을바람을 쏘이니 쥬니도 즐거워하였다.
제 엄마 편하게 먹으라고 마침 잠을 자는 손주~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효자이다.
조용하고 넓은 베이커리에서 빵과 커피를 마시며 며늘의 시간과 시엄니의 시간이 겹쳐졌다.
여러 가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잠을 자던 손주도 일어났다.
손주와 같이 놀아주려니 쓰지 않던 근육들이 깜짝 놀란다.
한 시간 정도 놀아주니 어깨. 허리, 팔이 모두 아파오기 시작했다.
손주도 돌아다니지 못하다 보니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하나둘 많아지는 것 같기에 서둘러서 짐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며늘에게 시엄니는 어쩌면 제일 멀리하고픈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내색하지 않고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 찍고 동영상 촬영을 해서 단톡에 띄우는 쥬니~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 며늘 쥬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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