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주상절리 길 다녀온 날
22년 7월 22일 목요일
포천 , 연천 주변은 용암대지가 개석 되면서 형성된 현무암 협곡과 폭포가
한탄강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이지만
소문으로만 들어왔지 머리 털나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다.
한탄강의 한탄은 어감상으로는 뭔가 구슬프게 들리지만 그건 크나큰 오해이다.
'큰 여울'이라는 뜻을 가진 '한여울'에서 유래되어 발전된 큰 강의 의미를 담고 있는 한탄강은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철원군, 경기도 포천군과 연천군을 지나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총길이 136km를 자랑하고 있다.
한탄강 주변은 곳곳에 비경을 품고 있는데 제1경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계곡,
제2경 샘소, 제3경 화적연, 제4경 멍울 주상절리대, 제5경 교동 가마소,
제6경 비둘기낭, 제7경 구라이골, 제8경 아우라지 베개 용암이 그것이다.
그 외에도 영평 8경, 철원 9경 등이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고 하는데 직접 못봤으니 할 말이 없다~.
2주 전에 새마을금고 산악회에서 7월 22일 목요일에 한탄강 주상절리를 간다고
신청하라고 하기에 얼른 달려가서 신청을 하고 왔다.
주상절리 잔도 길은 2018.10~2021.11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내심 기대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정에 가까워질수록 날씨는 흐리고, 바람 불고, 비도 오고~
결국 전날 저녁부터 세차게 오기 시작한 비는 여행 당일 아침까지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철원의 날씨를 검색해보니 오전 11시부터는 비가 개인 다고 하기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드디어 출바알~
7시 40분에 출발한 산악회 리무진 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좀 막히고는 큰 도로 정체 없이
10시 10분경에 한탄강 주상절리 길 매표소인 드르니 매표소에 도착하여 대부분이 내리고,
우리 가족 포함, 다리가 불편한 6명은 종점인 순담 매표소로 이동을 하였다.
주상절리 길 여행 방법은 2개의 매표 소중 하나로 진입할 수 있는데
드르니 매표소와 순담 매표소가 그것이다.
어느 쪽에서 진입을 하든 3.6km를 걸으면 다른 쪽 매표소가 나온다.
왕복해도 7.2km이지만 왕복이 무리라면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출발지로 돌아갈 수 있다.
셔틀버스 (무료)
운행구간: 순담-> 드르니, 드르니-> 순담
운행시간: 주말/공휴일 20분 간격 운행, 첫차 10:30분, 막차 17: 30분
택시요금: 8000원~9000원
주상절리 잔도 길은 총 13개소의 교량과 1,415m의 잔도, 3개의 전망대,
전망쉼터 10개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계단과 잔도를 번갈아 걷게 되며,
유리로 되어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드르니 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경우, 잔도의 경치가 아름답기가 소문이 났지만
계단과 오르내리막 길이 많아서 노약자나 임산부에게는 무리가 된다고 하였다.
우리 부부는 같이 동행한 몸이 무거운 둘째 며늘 쥬니를 위하여 종점인 순담 매표소에서 들어왔다.
매표소 앞에는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음식들이 있었는데 어묵과 음료, 삶은 옥수수 등이었다.
어묵 한 개씩을 들고 맛을 보니 똑같은 어묵 맛이지만 여행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새마을금고 직원이 준 티켓을 가지고 티켓팅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방문한 사람들은 직접 매표를 하고 입장을 하면 된다.
매표 금액의 50%는 철원군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어 식당, 마트 등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순담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
우리를 환영하는 듯이 비는 그치고, 흐린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것이
등산하기에는 햇볕이 쨍쨍 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리고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1km 정도만 걸으려고 하였지만 결과는 0.8km 정도 구경을 하였다.
잔도 아래 힘찬 한탄강의 물 위에서는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간간이 들려오는데
너무 부러워서 남편에게 한번 더 방문하자고 하였다.
비가 많이 온 관계로 수량이 풍부하고 유속이 빨라서 래프팅 하는 맛이 최고일 듯~^^
한탄강을 끼고 산허리를 돌아가면 만들어놓은 주상절리는 집안 콕 박혀 지내던 나에게
시원한 초록산과 드넓은 시야,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소 릴 들려주었다.
오래간만에 자연을 보는 남편도 두 여자의 어여쁜 자태?? 와 경치를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잘 걷지도 못하고, 흔들거리는 잔도를 너무 무서워하는 며늘 쥬니를 보호하며
한탄강의 힘차게 흘러내리는 강줄기를 보니 저절로 속이 쾌청하였다.
산도 멋지고,
길게 드리워진 잔도도 멋지고,
휘돌아가는 한탄강도 멋졌다.
0.8km를 산보하다 유턴하여 순담 매표소로 돌아와 벤치에 앉았다.
강바람, 산바람을 쐬며 시아버지, 시어머니, 며느리 셋이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드르니에서 출발한 산악회 회원들이 모두 도착했다.
두 시간 만인 12시에 다시 합친 새마을금고 우리 산악회 회원들~
모두 점잖고, 조용하신 나이 지긋한 분들이셨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여 순담 매표소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고석정 관광지로 향했다.
알고 보니 고석정 관광지에는 고석정,
각종 맛집, 보라색 라벤더가 물결치고 있는 고석정 꽃밭,
DMZ지역관, 한탄강 지질공원, 임꺽정 관광지가 꾸며져 있었다.
다른 곳은 둘째치고 고석정 꽃밭을 보고 싶었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아쉬움이 컸다.
버스에서 내려다본 보라색 라벤더로 가득한 꽃밭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산악회 버스는 고석정 관광지 주차장(유료)에 주차를 했다.
대형차 종일 5000원~,소형차 2000원~
앞으로 2시간 30분 동안 자유시간~
우선 점심을 먹으러 지인에게 추천받은 삼정 콩마을 가마솥 두부집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걸어서 3~4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이 두부집을 쵸이스 한 것은
순전히 남편의 의견이었다.
남편의 지인이 방문한 바에 의하면 아주 소문난 맛집으로 손님이 너무 많아서
주차할 수가 없고, 대기줄이 엄청 길어서 많이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 맛집은 웨이팅이 기본이지...'
대부분의 맛집들은 고석정 관광지 중앙의 회전 도로를 끼고 주변에 위치해 있어서 쉽게 골라 먹을 수 있었다.
맛집이라는 삼정 콩마을 가마솥 두부집으로 들어서는 우리의 뒤로 3팀이 같이 들어섰다.
간발의 차이로 우리는 비어있던 좌석을 차지~^^
안됐지만 나머지 3팀은 대기~
착석하고 식사를 마칠 때까지 식당은 손님으로 미어터졌다.
두부집의 인테리어는 맛집 같지 않은데, 모든 테이블이 꽉 차있는 것을 보니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부집의 대표 메뉴인 두부 버섯전골 2인분과 두부 버섯구이 2인분을 시켰다.
3명이 먹기에는 많은가 하였지만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적당하다고 하였다.
'혹시 양이 적은가~?'
두부 버섯구이 비주얼~
철판에 들기름을 두르고 손두부와 버섯(느타리, 팽이, 양송이)을
직접 구워서 양념간장에 찍어먹는 조리법이었다.
생각한 맛 그대로, 구수하고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두부 버섯전골 비주얼~
소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새우젓을 약간 넣고 끓였는데 두부와 버섯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기본 반찬은 보리밥에 들어가는 심심한 나물들과 양념간장과 고추장,
그리고 큰 대접에 보리밥이 나왔다.
보리밥에 된장찌개와 나물을 넣어서 비벼먹으라고 알려주었다.
쥬니에게 농담으로,
" 뱃속에 있는 떼굴 이가 깜짝 놀라겠다. 우리 엄마가 웬일로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고 ㅋㅋ"
"진짜 놀랠 거 같아요. 피자에, 햄버거, 브런치 같은 것만 먹다가"
두부 버섯전골과 두부 버섯구이를 먹고 나니 정말 건강하게 배가 불러왔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하던데,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니 -칼로리일 수도~ㅎㅎ
나의 바람이다.
배부르게 먹고 나와서 고석정 지질공원을 돌아다녔다.
100 원빵을 굽고 있었는데, 가격은 개당 3,000원이었다.
빵 표면에는 100 원빵~
사는 사람마다 모두 가격을 물어보고 사고 있다 ㅎㅎ.
여행 온 기념으로 두 개를 구입하였다. 배가 부른데도 맛있다.
이곳 철원에서 의적 임꺽정이 활동했다고 하였다.
사실 임꺽정인 줄 모르고 있었는데 우락부락하게 생긴 동상을 보면서
임꺽정을 떠올렸는데 진짜 임꺽정의 동상이었고, 여기저기 서서 힘자랑을 하고 있었다.
그네에 앉아 기념사진도 찍어보고~
DMZ의 지질형태도 공원으로 꾸며놓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공원에 인공으로 설치한 축소한 주상절리 폭포 안에서 단체객들이 기념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종 강무정~
세종대왕이 그 옛날 철원에 납셨을 때 이곳에서 군사훈련 및 사냥 행사를 실시하던 곳이라 한다.
국경을 넓히고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을 세종대왕의 숙려가 느껴지는 듯~
세종 강무정 정자에서 내려다본 한탄강의 거대한 물결~
저 아래쪽이 고석정인 듯,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경치를 즐기고 있었다.
전날과 당일까지 비가 온터라 물은 흙탕물이지만 힘이 느껴지는 한탄강이었다.
세종 강무정에서 조금만 걸으면 고석정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DMZ지역관은 시간 관계상 보지 못했다.
공원을 모두 돌아보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는 가랑비~
30분 앞당겨진 2시 30분에 한탄강을 출발하여 수원으로 향했다.
퇴근시간과 겹쳐지면 도로 정체가 극심해질까 봐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발하는 산악회 어르신들의 센스~
그 센스에 걸맞게 버스는 오후 5시 10분에 집 앞에 도착하였다.
여행이 안전하게 끝난 것을 서로 감사하며 다음 달을 기약하는 새마을금고 산악회 회원님들~
비록 주상절리 길을 0.8km를 걸어봤지만 전체의 경관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였다.
다음 기회에 주상절리 길 완전 정복과 또 다른 한탄강의 경치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8월의 여행지는 괴산의 대야산이라고 한다.
별일이 없으면 부부동반으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