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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율전동의 송원칼국수- 오랜친구같은 칼국수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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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동네의 숨어있는 칼국수 맛집을 올린다.

 

상호명은 송원 칼국수이다. 칼국수와 칡냉면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겉으로 봐도  화려하지도 않고, 안을 들어가 봐도 그다지 빼어나지 않은 인테리어이다.

이런 칼국수집을 제일 오랫동안, 제일 많이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에는 주로 칡냉면을 먹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칼국수를 주로 먹고 있다.

10여 년 넘게 다니면서도 맛집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이 그냥 다닌 것 같다.

칼국수 좋아하는 김서방(남편)이 "갑자기 칼국수가 당기네" 하면서

나가자고 해서 따라가 보면  바로 이 집으로 들어간다.

 

처음엔 좋은 시설의 칼국수집 다 놔두고, 허름한 칼국수집을 자주 가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맛있네' 하는 이런 집이었다.

 

1년 전에 식당을 50m 떨어진 바로 옆으로 옮겨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10년 정도

운영해온 그전 식당은 가정집을 개조했는지 구조가 재미있었다.

 

들어가 보면 우선 거실이었던 곳에 테이블과 주방이 위치해 있었고, 왼쪽으로는 작은

사랑방 같은 곳에 좌식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방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안방 같은 곳에 4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우리는 주로 이곳에서 먹었었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은 3개 정도 되는데 항상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사실 시설과 인테리어는 허술한 편인데 사람은 항상 붐비던 곳이다.

 

남편은 겨울에는 손칼국수를, 나는 칼 만둣국이나 떡만둣국을 주로 먹었다.

그리고 여름에는 남편은 열무냉면을, 나는 비빔냉면을 항상 먹었던 송원 칼국수~

 

엊그제 아는 지인과 율전동 송원 칼국수집을 찾아갔다.

시간이 어중간하여 밥을 먹기는 어중간하고, 송원 칼국수에 가서 구수한 칼국수로 

허기를 메꾸기로 한 것이었다.

 

시간이 2시를 넘기니 식당 안에는 손님이 없었다.

주인 사장님은 점심장사를 마치고 물건을 싣고 온 트럭에서 야채를 사고 있었다.

저녁 장사를 준비하는 듯하였다.

텅 빈 식당 안~

우리는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사장님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예전에는 두 명의 알바를 두고 장사를 했는데 경기가 안 좋아지다 보니, 혼자 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는 손칼국수와 장칼국수를 시켰다.

언니가 속이 더부룩하다고 약간 칼칼한 장칼국수를 시켰다.

 

바로 기본적인 반찬을 갖다 차려 주셨다.

이 집 사장님은 동작이 스피드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다.

꾸물럭 거리지 않으셔서 마음에 든다.

기본적인 반찬으로는 배추 겉절이와 무 생채, 단무지 무침, 고추장이다.

그리고 보리밥을 한 공기를 갖다 주었다.

보리밥에 무 생채와 고추장을 조금 넣고 비비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어릴 적에 학교 갔다 오면 배가 고파서 사촌들과 함께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 쏟아붓고,

열무김치와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싹싹 비벼서 먹던 유년의 짧은 단상이 떠오른다.

 

보리밥을 다 먹기도 전에 칼국수를 갖다 올려놓았다.

구수한 멸치육수 냄새가 코끝에 맴돌았다. 고명으로 올려진 유부도 맛있다.

매번 유부부터 먹지만 씹는 맛과 구수함이 최고이다.

장칼국수도 맛있게 보였다.

국물을 더 먹어보니 장칼국수 또한 매력 있는 맛이었다.

다음에 올 때는 장칼국수를 먹어야겠다. 입맛에 맞았다.

늦은 점심을 송원 칼국수에서 생채 보리밥과 손칼국수와 장칼국수로 맛있게 먹고 나왔다.

현금으로 계산해야 한다. 카드결제는 NO! 가격을 저렴하게 받기 위해 현금결제만 ~

 

나오면서 메뉴판 사진을 찍었더니

"그런 건 찍어서 뭐하려고?" 하며 쑥스러워하는 사장님.

 

언제 어느 때 먹어도 돈이 아깝지 않은 집이다.

오래된 친구처럼 편하고 은근하며 속이 깊은 맛~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차림의 칼국수집~

그래서 남편이나 오래된 친구와 많이 찾는 송원 칼국수~

이 동네에 거주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찾아가서 먹을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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