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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예산 5일장터의 '성민네국밥(원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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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태어나 자란 곳 충남 예산~

예산에서도 공주방향으로 20~30km 더 가면 신양이라는 곳에서 살았다.

결혼 전까지 살았으니 24년의 삶을 살아온 곳이고, 부모님 살아생전까지는 일 년에

6번 정도는 찾았던 내 고향 예산이다.

 

고향 가기 전에 항상 들리던 곳이 바로 예산의 장터였다. 5일장이면 반드시 들려서

시장 구경을 하였고 시장이 열리지 않더라도 5일 장터에서 국밥과 수육을 사서

아버지께 갖다 드리 곤하였다.

오일장이 열릴 때는 많은 에산 주민들이 소머리국밥과 막걸리로 배를 채우던 곳~  

 

평생 선비처럼 사신 아버지는 5일장 같은 곳에는 범접을 않으셔서 소머리국밥이나

수육을 안 드셔 보셨는데, 처음 먹어보시고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 사왔냐시며

놀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엊그제 친정 형제들과 예산을 찾았다가 예산 장터에 가서 소머리국밥을 먹고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나야 여러 번 와서 먹어보았지만 오라버니들과 언니는 처음 먹어보는

모양이다. 예산 장터의 소머리국밥이 맛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한번 먹어보자고 한다.

 

내가 앞장서서 안내를 하여 예산 장터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였다. 넓은 장터가 텅 비어 있었다.

예산의 오일장은 5일과 10일에 열리는데 바로 우리가 방문하기 전날이 장이 열리는

날이라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10년 전에는 장터의 길가에 천막을 치고 소머리국밥을 팔았는데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된

식당들이 쭉 늘어서 있어서 어느 집이 옛날에 다녔던 집이 찾을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성민네 국밥집으로 들어갔다.

배너를 보니 송해 씨와 이홍렬 씨가 다녀갔다. ㅎㅎ

주인장과 일하시는 분들이 반갑게 맞이하며 시원한 자리로 안내하였다.

수육 대자로 한 접시와 소머리국밥 4개를 시켰다.

언니가 소머리국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며 나랑 같이 나누어먹자고 하였다.

" 나 혼자 먹기도 부족한데 어떻게 나누어 먹어" 하면서 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식사하는데 불편할까 봐 사진은 찍지 못했다.

수육이 두 접시로 나누어 나오는데 양이 엄청 많았다.

오라버니들 셋이 한입씩 먹어보더니 맛있다고 젓가락이 왔다 갔다 하더니 5분 만에

접시를 비워냈다. 부드러우면서도 냄새가 나지 않아 여자들이 먹기에도 괜찮았다.

싫어한다고 하던 언니도 생각보다는 잘 먹었다.

 

바로 소머리 국밥 4그릇이 등장했다.

바로 밥을 말아서 호호 불어가면서 먹으니 땀이 뚝뚝 떨어졌다.

오빠들이 잘 드시기에 "테이크 이웃할까요?" 했더니 대환영하신다.

셋째 오빠는 사양하셔서 2인분씩 4개를 포장하여 트렁크에 실었다.

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오빠 왈, "예전에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소고기 국처럼 맛있다"라고 한다.

소머리국밥을 먹고 나니 돌아가신 엄니를 생각나셨나 보다.

엄니가 끓여주시던 소고깃국은 그 누가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맛이 있어서

며느리들도 감탄을 하면서 두 그릇씩 먹었었다.

 

생일이나 명절 때 자식들이 오기 며칠 전부터 소고기 사골을 사다 푹 곤 국물에

소고기 3근을 넣고 푹 삶아 고기는 꺼내어 찢어서 다시 넣었다.

그리고 우거지와 대파와 마늘을 넣어 푹 끓여서 한 대접씩 주면 누구든지 저절로 

한 그릇씩 더 먹을 수밖에~^^

 

이제 그 엄니 하늘나라 가셨으니 그 소고깃국을 언제 어디에서 먹어보려나 생각했었는데

오늘 먹은 '성민네 소머리국밥'이 엄니의 손맛과 조금은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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