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식이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어느새 훌쩍 커서 성년이 되고, 제짝을 만나 결혼하여 새살림을 난다 하니
즐거움과 행복감이 200%, 서운 섭섭함이 100%이다.
에미의 눈에는 레고 사달라고 떼를 쓰던 코흘리개적 시절이 눈에 선한데
그 생각만으로도 벌써 눈시울이 시큰해져 왔다.
작은아들 때 함을 준비해서 보내봤는데도 다시 함을 준비하려고 하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수첩에 적어가면서 체크를 하였다.
나에게는 이번 한번 하면 마지막이 될 구시대의 유물인 함포장준비이지만
하지 않으면 서운할 것 같고, 어찌보면 신부에게 추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거하지 않은 차원에서 약소하게 준비를 하였다.
함은 아들의 여행용 캐리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미 준비된 신부예물은 예물(귀금속), 봉채비, 양장 한벌, 가방, 화장품이다.
그리고 함소품인 기러기 한쌍, 오방주머니, 손거울, 봉채비 봉투가 필요하였다.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은 양장한 벌과 함소품뿐이다.
한복을 대여해서 입기 때문에 옷 한 벌 사서 한복대신 겸 예물로 넣을 생각이다.
혼서지는 한복집에 이미 대서해달라고 말해놓았고,
함소품은 인터넷으로 구입해도 되지만 정성을 들여서 직접 준비하기로 하였다.
오늘 오전 10시 30분에 수원 영동시장으로 달려갔다.
주차하고 한복시장으로 들어가니 한복 상점들이 죽 늘어서 있어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는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하며 무엇을 찾는지 물어보셨다.
"함소품을 사려고 하는데~" 했더니
여기에 있다고 들어오라고 했다.
함소품인 기러기 한쌍과 오방주머니, 손거울 등을 차례로 보여주셨다.
기러기 한쌍은 부부간의 신의를 나타내며 죽을 때까지 백년해로의 뜻으로 준비~
오방(오곡) 주머니는 동서남북 중앙 다섯 방위에서 복을 불러 들어오는 것으로
지방마다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의미는 비슷하였다.
노란색 주머니는 중앙을 상징하며 노란 콩을 넣어 며느리의 부드러운 성품을 뜻하며,
재물과 신랑의 사업번창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파란색 주머니는 동쪽을 가리키고 목화씨를 넣어 가문 번창과 자손 번성을 의미한다.
연두(흰색) 색 주머니는 서쪽을 뜻하며 찹쌀을 넣어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고,
빨간색 주머니는 남쪽을 뜻하고 팥을 넣어 잡귀나 부정을 막는다는 뜻.
분홍(검정) 색 주머니는 북쪽을 상징하고 수수를 넣었다.
신랑 신부 서로만을 바라보고 살라는 절개와 순결, 장래가 길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는다.
옛날에는 혼례를 치른 다음날 아침 주머니의 오곡을 꺼내 시부모께 밥을 지어드렸다고 한다.
한복집 아주머니는 집에서 농사지은 노란 콩, 찹쌀, 수수, 붉은팥을 주머니의 배가
불룩 나오도록 넣은 다음 리본 매듭으로 묶었고, 목화씨는 목화에서 씨를 빼내어
홀수인 7개를 작은 비닐봉지에 넣어 다시 파란색 주머니에 넣어 매듭을 졌다.
홀수로 넣어야 좋다는 옛어른들 말씀~^^
손거울을 넣는 것은 시부모에게 예쁨을 받으라는 뜻으로 넣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봉채비 봉투를 구입~
계산을 하니 모두 90,000원~
계산을 완료하고 나니 주인아주머니가 사은품을 주셨다.
내 거 하나, 신부 꺼 하나~
비단으로 만든 예쁜 분홍색과 파란색 손지갑이었다.
그리고 직접 간 시원한 토마토 주스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신랑 측 함소품인 기러기 한쌍, 오방(오곡) 주머니,
손거울, 봉채비 봉투까지 준비를 마쳤다.
준비한 함소품과 예물을 가지고 한복집에 가서 함포장을 멋들어지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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