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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백운호수 가는 길옆, 30년 단골 '산촌 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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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씨 같은 지난 주말 바람도 쏘일 겸, 시장도 볼 겸 평촌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갔다가

수원으로 돌아오는 봉담 과천 고속도로 길에 직진하지 않고 의왕 청계 방면으로 스리슬쩍 빠지는

김서방(남편)의 차 머리를 보면서 연유를 물으니 백운호수에 있는 보리밥을 먹고 가자고 한다.

보리밥집이라고 하면 정확하게 묻지 않아도 어디로 갈 것인지 알고 있다.

우리 집의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갔던 곳이고, 직장 생활할 때는 산행 후나 야유 회후에

그곳에서 동동주와 보리밥, 파전 등을 먹으면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었던 곳이기도 하다.

 

백운 호수길을 돌아 산길을 돌아 돌아 천천히 달리다 보니 '산촌 보리밥'이 나타났다.

흙으로 된 앞마당에 주차를 하고 바라보니 세월은 유수한데 산촌 보리밥은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돌로 된 담장들과 주황색의 슬레이트 지붕은 1970년대의 풍경 그대로이다.

정감 있는 장독대들이 키를 맞추어 나란히 반겨준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비어있는 테이블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여기도

손님들이 띄엄띄엄 앉아있었다. 예전에는 빈 테이블은 한참 기다려야 나올 정도로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곳이다.

 

메뉴를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보리밥으로 주문하고 5~6분 정도 기다리니 서빙 이모가

보리밥과 반찬들을 한꺼번에 가지고 오셨다.

 

쌀과 보리가 섞인 밥에 간이 안된 8가지 나물이 올려져 있다. 강된장과 고추장, 씨레기된장국,

섞박지, 봄동김치, 초무 말랭이, 삶은 양배추와 깻잎과 풋고추 등도 예전 그대로이다.  

 

강된장 5 수저와 고추장 1 수저, 참기름을 듬뿍 넣고 썩썩 비볐다.

그냥도 먹어보고 양배추 삼에 싸서도 먹어보고~

맛도 예전 그대로이다.

 

다 먹고 나니 김서방이나 나나  배가 두둥 불러왔다. 오래간만에 산촌 보리밥으로

배를 채우니 포만감과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즐거워졌다.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지금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의왕시 오전동으로 올라가 먹고 오는

보리밥, 아니 산촌 보리밥은 60~70년대를 살아낸 586세대에게는 어릴 적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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