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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박목월님의 '산이 날 에워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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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바이러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코로나 19 전염병으로 인해 짧은 바깥출입도 조심히 하고,

일가친척의 얼굴을 본 것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추석명절에 잠깐 본 것뿐이다.

가까이 사는 지인들도 한 달에 한번 정도 보는 편이니 거의 1년간 나의 집이 감옥 아닌

감옥이 되어 버렸다.

 

봄의 찬란함도, 여름의 무성함도, 가을의 풍성함도, 겨울의 쓸쓸함도 고스란히

나의 몫이 되어 내 가슴속에 들어있다. 어찌할 것인가~

나와 나의 가족과 이웃을 배려해야 하기에 오로지 TV를 친구 삼아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오늘 신문 한쪽에 나와있던 박목월 님의 시 '산을 에워싸고'를 읽으면서 3년 전에 가서

찍었던 중국 태항산의 사진을 붙여보았다.

 

시의 제목과 딱 들어맞는 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사진이다.ㅋㅋ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사실상 현실에서는 TV 방송의 자연인들처럼 자연 속에서 호박 심고, 감자 심고 살지는 못한다.

나부터도 하고 있는 일들과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마음은 자연에서 욕심을 버리고 살라하는데 결정은 쉽지 않다.

자연에서 살고 싶은데 현실은 바쳐주지 않는 박목월 시인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유난히도 자연을 동경하는 시를 많이 쓰셨던 분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가끔은 청량한 숲들과 맑은 바람과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라도 맘껏 느끼고 싶다.

 

하지만 이 시국에 이런 것들을 어찌 바라겠는가~

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되지 않는 주변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다가오는 2021년이 편안해지도록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없앨 백신이나 치료제가

하루라도 빨리 개발되길 바랄 뿐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맡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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