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딸이 없는 아들만 둘인 엄니이다.
50년 전에는 딸 둘보다는 아들 둘 있는 것이 복 받은 거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들만 둘이라고 하면 '지지리 복도 없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왜 아들만 있으면 복이 없는 것일까?
딸이 있어야만 복이 있는 것일까?
딸이 있으면 복이 있고, 아들만 있으면 복이 없는지 그들이 겪어보고 하는 말일까??
언제부터인가 아들만 둘인 나는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아들들이 장성한 후부터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듣는 즐거움이 끊어졌다.
아들들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들이 말이 없어진 것이다.
딸과는 친구처럼 지내는데, 아들은 그렇지 않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딸도 딸 나름이고, 아들도 아들 나름이다라는 말로 중심을
잡아왔는데 이제는 그렇게 못하게 되어 씁쓸한 기분이다.
그래서 차선책이 딸 같은 며느리를 얻는 것이었다.
그것도 둘이나 ㅎㅎ
말이 쉽지! 딸 같은 며느리를 어디서 얻으랴~
그래서 방법을 강구했다.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고 , 딸처럼 대해주면 딸 같은 며느리가 될 것 같았다.
결혼하기 전부터 옷과 신발 등 선물공세에 처음 인사를 할 때는 펜던트 목걸이도 주었다.
결혼 후에는 3대 원칙 즉, 잔소리 금지, 간섭 금지, 일 시키기 금지를 지켰다.
이건 완전히 딸 대접 ㅎㅎ
솔직히 며느리라기보다는 딸이 둘이나 생겼다는 즐거움이 더 컸었고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솟아 나왔다.
어려워하고 예의 바르던 며느리들이 자기 속이야기까지 술술 털어놓는
것을 보면 이 시어미의 진심이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그제는 점심 먹으러 오라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건너갔다.
시엄니 주려고 좋아하는 파스타와 티본스테이크, 야채 볶음밥을 준비해서
식탁 위에 차려놓는 것이었다.
요즈음 파스타를 제법 잘 만들기에 대접한다는 며느리~^^
시어미나 며느리나 양이 큰 편이기에 준비한 것도 많았다.ㅋㅋ
물론 아들은 재택 중이었다.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버터 야채 볶음밥과 야채 버터구이~
티본스테이크~
며느리가 만들어준 음식들이 비주얼도 좋고, 맛도 굿, 데코레이션은 더 굿~
고소하면서도 감칠맛 있는 알리오 올리오와 미듐으로 익힌 연하면서도
육즙이 팡팡 터지는 티본스테이크, 그리고 밥을 안 먹으면 허기지는
시어미의 나이를 생각해서 만들어낸 야채 볶음밥으로 배가 터지게 먹었다.
그보다도 더 좋은 것은
결혼 후에 상냥하고 다정해진 아들의 태도에 더 즐거운 하루였다.
결혼은 아들 같은 아들도 딸처럼 변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일절에 가본 소래포구와 생새우 초무침 (0) | 2022.03.03 |
---|---|
평일저녁 별난곱창집에서 남편과 막걸리 데이트~ (0) | 2022.02.25 |
손주 설날선물/ 24개월 손주생일 장난감선물 /연기나는 티라노사우루스공룡/ RC 배틀슈트 드래곤/타란튤라모형/내맘대로 스티커북 동물편 (0) | 2022.01.28 |
커피메이커 네스프레소 버츄오 플러스 실버를 선물로 받음~^^ (0) | 2022.01.19 |
잠을 자도 자도 피곤한 피로의 원인은 ??? (0) | 2021.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