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운동 중인데 며늘 쥬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들이 대구로 출장 갔다고 손주 현우를 데리고 와서 저녁을 먹겠다는 말이었다.
시어머니가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이 마음에 부담이 되었는지 시부모 드시고 싶은 것을
말씀하시면 주문해서 먹자는 말을 하였다.
비로 가까이 살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가서 들여다보지를 않으니 쥬니가 손주를
데리고 와야만 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자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5개월이 지나가다 보니 벌써 손주가 사람 얼굴을 알아보는 모양이다.
한 달에 한두 번 , 한두 시간 잠깐 보다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을 익혀줄 수가 없다.
이제 엄마 아빠의 얼굴을 겨우 익힌 손주가 어쩌다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이 낯설은지
자구 입을 삐죽 대면서 울 준비태세를 하는 것이 서운하면서도 어찌나 귀여운지
이래저래 매일, 자주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나의 욕심일 것이다.
아기 키우느라 살이 내린 며늘 쥬니에게 집밥을 먹이기로 하였다.
시켜먹으면 내 신세도 편하련만 항상 사서 고생이다.
날씨도 더운데~^^
6시에 건너오라고 하였는데 4시에 갑자기 월패드가 울린다.
생각보다 일찍 며늘 쥬니가 온 것이다.
일주일 전에 머리를 박박 밀어서 꼭 산사의 귀여운 동자승 모습이다
너무 귀여운 우리 손주~^^
점심은 몇 시에 먹었는지 물어보니 11시경에 먹었다고 한다.
얼른 준비해서 저녁을 일찍 먹어야겠다~
콩나물 무침, 가지볶음, 감자볶음, 인큐애호박 구이 무침, 소고기 구이, 차돌박이 두부된장찌개를
한 시간 동안 부리나케 만들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며늘 쥬니가 이 많은 것을 이렇게 빨리 만드는 것을 처음 보았다고 하면서
자기는 반찬 한 개 만들면서 한 시간 걸린다고 너스레를 떤다.
핸드폰의 레시피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만든다고 한다 ㅎㅎㅎ
만들 때마다 입맛에 맞는지 간을 보라 했더니 다 맛있다고 시엄니 비위를 맞춰주는 센스~
딸이 없는 남편과 나는 며늘 쥬니를 딸처럼 생각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우리만의 생각?
서로 간의 소통이 있어야 되는 것이고,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락앤락에 담은 그대로 식탁에 올려놓았다.
바로 만든 반찬과 된장찌개, 그리고 소고기 구이~
그런대로 식탁이 차려졌다.
오랜만에 밥 한 공기와 된장찌개를 마음 놓고 여유 있게 먹고 있는 며늘 쥬니~
시아버님은 눈치 있게 손주를 얼르며 놀아주고 있다.
그 옛날 30년 전에 아들 둘 키우던 생각이 난다.
어찌나 바빴던지~
비싸지 않은 제철 채소로 정성 들여 만든 반찬,
며늘 쥬니를 생각하는 시엄니 마음~ㅎㅎ
우리 집에서만큼은 네가 좋아하는 채소반찬 마음껏 먹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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