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지방 선거일에 일찌감치 투표를 완료하고 김서방과
그 친구들은 서해안 보령과 안면도로 신선한 회를 먹고 바닷바람을 쐬겠다고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기분 좋게 떠나보내고, 나는 나대로 아들들 부부와 손주를 불러서 화성
융건릉 근처의 송산 한정식에서 한유하면서도 즐거운 점심을 먹었다.
물론 엄니가 식사비용을 지불하는 눈치 안 봐도 되는 자리였다.
식사 후 용주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하다 보니
저녁 5시~ 김서방(남편)이 커다란 짐 두 덩이를 던져주고 저녁을
먹는다고 다시 나가버렸다.
스티로폼 상자를 풀러 보니 커다란 갑오징어가 5마리 들어있고,
다른 포대에는 갓 수확한 마늘이 가득 들어 있었다.
갑오징어는 김치냉장고 속으로 직행시키고, 포대에 들어있던 마늘은
세탁실 안에 신문지를 깔고 넓게 펼쳐놓았다.
아직 마르지 않은 마늘을 포대에 계속 담아두면 썩기 때문이다.
정말 엄청나게 큰 안면도 마늘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내 주먹만한 크기였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크게 보이지 않지만 손에 쥐어보니 작은 사과 크기였다.
내 손이 크기에 망정이지~ㅎㅎㅎ
한 손에 하나밖에 잡을 수없는 크기를 자랑하였다.
저녁에 돌아온 남편이 안면도를 지나다가 밭에서 마늘을 캐는 할아버지에게
한 접(100개)에 40,000원을 주고 샀다고 자랑을 하였다.
할아버지가 개평으로 10개를 더 주셨다고~
이건 분명한 자랑질~^^
내가 봐도 이 마늘은 정말 자랑질? 해도 될 것 같은 크기였다.ㅎㅎㅎ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를 받고 나더니 마늘을 모두 깐 다음, 다져서
냉동실에 얼리자고 하였다.
이유인즉슨, 마늘이 햇빛에 익어버려서 얼른 손질해야 한다는 것~
마늘이 햇빛에 익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고, 햇빛에 익었는지 어떻게
아냐고 반문하니 마늘을 까서 보여주었다.
오오 이런 일이~
커다란 마늘쪽의 한 부분이 얼은 것처럼 투명해져 있었다.
햇빛에 익은 마늘을 저장한다고 그대로 말리면 마늘이 모두 썩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 까서 빻아서 얼려야 한다는 말씀~ㅠㅠ
결국 선거날 후인 이틀 동안 마늘 110개를 모두 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마르지 않은 마늘이라 껍질을 벗기기는 수월하여 많은 시간을
축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팠다.
하지만 마늘 까는 이틀 내내 마늘을 팔았던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김서방~
마늘이 이렇게 햇빛에 익어버렸으니 그 많은 마늘을 어떻게 처분하냐며
일 년 농사 망치는 것은 아닌지, 노인네 딱하다고 걱정을 태산같이 하였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까놓은 마늘이 비닐봉지로 한가득 다섯 봉지나 나왔다.
이 사진의 두배~
이제는 믹서기를 돌릴 차례~
양파를 두 조각씩 넣어서 커트로 돌려주었다.
적당하게 잘 다져진 마늘~
믹서기 한번 돌릴 때마다 두 봉 지정도의 양이 나왔다.
믹서기를 8번 정도 돌린듯한데 기억이 가물가물~
믹서기가 과열되는 듯하여 중간에 잠깐 쉬었다가 다시 돌려서, 다져진 마늘을
비닐봉지에 담아주면 남편이 식탁에 앉아서 판판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그렇게 모두 갈아서 냉동고 속으로 직행하였다.
다음날 보니 꽝꽝 얼어 있는 다진 마늘 봉지들~
보이지 않는 봉지까지 세어보니 모두 12 봉지이다.
저 양이면 내년 생마늘이 나오는 6월까지 진진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유독 마늘을 좋아하는 남편이다.
생마늘은 물론이고, 마늘 간장 장아찌, 마늘 고추장 장아찌도 좋아하고
통마늘을 그대로 구워서 먹는 것도 좋아하고, 음식에는 일반인의 2배를
넣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게 몸에 좋다는 마늘을 많이 먹는데도 건강하지 못한 건 왜일까?
그것이 항상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