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것상 칼국수집
위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영업: 11:00~21:00
옛날, 그 옛날에 궁중에서는 점심을 낮것이라고 했단다.
낮것상이란 임금님의 점심상으로, 평일에는 과일. 과자. 떡. 화채 등의 다과반 차림을 하거나
미음. 응이를 차렸다.
그리고 종친이나 외척의 방문이 있을 때는 장국상을 차렸다고 한다.
쉽게 말한다면 점심과 저녁 사이의 간단한 입맷상으로 차리는 장국상 또는 다과상이다.
이번에 찾아가 본 곳은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에 있는 칼국수집이다. 상호가 낮것상이다.
사골 국물로 만든 칼국수로 소문이 난 맛집이라는 평이었다.
상호에서 주인 사장님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임금님의 점심상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기대가 되었다.
코로나 19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서 마스크를 하고 율천동 동사무소 뒤쪽에 있다는 낮것상 칼국수집으로 걸어갔다.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주택가 1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택가에 있어서 관심이 없으면 안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늦은 점심을 먹 고있는 사람들이 서너 팀 보였다.
식당 안이 거의 화이트라 깨끗해 보인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갈색 창호가 잘 어울린다.
LED 형광등의 반사되는 빛도 깨끗한 인테리어에 한몫을 하고 있었다.
주인 사장님의 반기는 목소리도 들리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처음 방문하지만 지인은 3번째 오는 거란다.
메뉴를 찾아보니 오직 두 가지이다.
칼국수와 만두 딱 두 가지, 가격은 7000원이었다.
칼국수 2개와 만두 하나를 시켰다.
지인과 나는 칼국수를, 같이 온 초등학생에게는 만두를 시켜주었다.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에 세팅이 되었다.
기본 반찬으로 배추 겉절이와 다진 양념간장과 만두 간장이 나왔다.
그릇들이 다 무거운 두거운 사기그릇이다.
서빙하는 사장님의 어깨와 허리의 안전은 보장 못할 무게일 듯 보인다.
칼국수 만들어질 동안의 시간이 흐르자 칼국수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하얀 사기대접에 담긴 하얀 빛깔의 칼국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ㅎㅎㅎ
고급스레 보이면서도 뭔가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말간 칼국수 국물에 채 썬 표고버섯과 애호박 몇 가닥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양은? 많지 않았다.
칼국수의 기본은 국물 맛이다.
수저를 들어 국물 한 모금을 호로록 마셨다.
칼국수의 기본적인 깔끔한 맛, 구수한 맛, 개운한 맛을 기대했나 보다.
그냥 밍밍하고 심심한 맛이다. 사골 육수로 만든 칼국수라 그런 것이라 생각되었다.
김치는 맛이 좋았다. 밍밍한 칼국수의 맛을 김치가 살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더 리필을 해서 먹었다.
면발은 일반 칼국수보다 얇고 가늘었다. 그래서 목 넘김이 아주 부드러웠다.
대신 쫄깃함은 없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딱 맞는 콘셉트이다. 임플란트를 식립 한 상태이기에 무언가를 씹는다는 것은
매우 거북한 일이기 때문이다.
곧이어 나온 만두~
지인의 말씀이 손만두는 아니라고 하였다.
그래도 한개씩 먹고 초딩양이 아주 잘 먹는다.
옛날 옛적 임금님의 건강을 위하여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음식을 드린 것 같다.
심심한 맛이 우리네 건강에도 좋은 것은 사실이다.
건강을 위하여 짠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심심한 맛의 칼국수가 더 낫다고 생각된다.
같이 드신 지인의 말씀
"사골국물이 옛날 사골 국물 맛이 안 난다.
예전에는 먹으면 사골국물이라는 것을 느끼며 먹었는데 맛이 변했어"
"음식 맛은 변하면 안되는데"
수원 장안구에 있는 칼국수로 유명한 맛집은 대부분 가보았다.
숨어있는 칼국수 맛집이 어디엔가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나타날 것이다.
그때 가서 먹어주면 될 일이다.